카드는 편하다. 무엇을 넣어도 하나의 덩어리로 보이니까. 그런데 편한 만큼, 내용이 정리되지 않아도 정리된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무엇이 사라지나
카드를 걷어내면 배경색, 테두리, 그림자, 둥근 모서리가 함께 사라진다. 그러면 요소를 묶어 주던 힘이 전부 없어진다. 남는 것은 정렬과 여백과 괘선뿐이다.

그 세 가지로 다시 묶으려면 무엇이 같은 층위인지 먼저 정해야 한다. 제목과 요약과 날짜가 각각 어느 열에서 시작하는지, 어느 선까지 이어지는지. 카드가 있을 때는 대충 넘어가던 것들이다.
상자를 지우면, 상자가 가리고 있던 무질서가 드러난다.
판형 편집부
언제 카드가 맞나
내용의 길이가 제각각이고 순서에 의미가 없다면 카드가 낫다. 반대로 순서가 곧 정보이고(최신순·순위) 항목 구조가 같다면, 행으로 늘어놓는 편이 훨씬 빠르게 읽힌다. 목록의 성격이 결정하는 문제지 취향의 문제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