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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PENO. 039

한글 자간을 음수로 주는 관행에 대하여

−0.02em은 어디서 왔는가. 그리고 언제 그것이 해가 되는가.
서지운2026.08.231 MIN

한국 웹에서 본문에 letter-spacing:-0.02em을 거는 것은 거의 습관이다. 이유를 물으면 대개 “그래야 예뻐서”라고 답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절반만 맞다.

어디서 왔나

한글 글자는 네모틀 안에 자소를 욱여넣는 구조라, 글자마다 실제로 쓰는 폭이 다르다. ‘이’와 ‘뻘’이 같은 폭을 차지한다. 그래서 기본 자간으로 짜면 성긴 글자 주변이 유난히 벌어져 보인다. 음수 자간은 그 성김을 눌러 덩어리를 만든다.

본문 서체가 라틴 기준으로 설계된 경우도 많다. 그런 서체의 한글 글자폭은 넉넉하게 잡혀 있어, 조금 당겨야 한 덩어리로 읽힌다.

언제 해가 되나

작은 글자에서 음수 자간은 바로 해가 된다. 11px 이하에서 −0.02em을 걸면 획이 붙어 자소가 뭉갠다. 라벨과 캡션은 오히려 양수로 벌려야 읽힌다.

영문·숫자가 섞인 문장에서도 위험하다. 라틴은 이미 알맞은 자간으로 설계돼 있어서, 같이 당기면 단어 사이가 무너진다. 숫자를 표에 세울 때는 font-variant-numeric:tabular-nums가 먼저다.

규칙을 물려받았으면 언제 깨야 하는지도 같이 물려받아야 한다.

판형 편집부

정리

큰 제목일수록 더 당기고(−0.03에서 −0.05em), 본문은 조금만(−0.01em 안팎), 작은 라벨은 오히려 벌린다(+0.1em 이상). 하나의 값을 화면 전체에 거는 것만 피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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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운

서체와 자간을 오래 봅니다. 읽는 속도를 재는 일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