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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IDNO. 029

기준선에 붙는 것과 붙지 않는 것

수치로 맞춘 정렬이 눈에는 어긋나 보이는 자리들.
서지운2026.07.302 MIN

격자를 지켜 놓고도 어딘가 어긋나 보일 때가 있다. 대개 수치는 맞는데 눈이 그렇게 보지 않는 경우다.

글자는 상자보다 작다

글자 상자의 위아래에는 서체가 정한 여분이 있다. 그래서 제목 상자의 위를 선에 맞추면 글자는 선보다 조금 아래에서 시작한 것처럼 보인다. 큰 글자일수록 차이가 커진다. 제목은 상자가 아니라 글자의 윗선을 기준으로 맞춰야 한다.

도판 — 6단 격자에 스냅된 구성.

숫자와 문장부호

숫자는 대부분 대문자 높이에 맞춰 기준선 위에 선다. 다만 올드스타일 숫자는 3, 4, 7, 9가 기준선 아래로 내려간다. 표 안에서 이 숫자를 쓰면 줄이 흔들려 보인다. 표에는 라이닝 숫자, 본문에는 올드스타일이 오래된 원칙이다.

쉼표와 마침표는 기준선에 걸리고, 따옴표와 가운뎃점은 위쪽에 뜬다. 문장 끝을 오른쪽 선에 맞출 때 마침표까지 계산에 넣으면 시각적으로 안쪽으로 밀려 보인다.

한글의 경우

한글은 라틴처럼 기준선을 넘나들지 않는다. 네모틀 안에서 아래위가 정해져 있어 정렬은 쉽지만, 대신 라틴과 섞이면 둘의 중심이 어긋난다. 한글이 조금 아래로 앉아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섞어 쓰는 제목에서는 라틴 쪽을 2~3% 줄이거나, 한글 쪽 폰트의 baseline-shift 를 미세하게 올려 맞춘다. 눈으로 보고 정할 문제이지 계산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원과 사각형

같은 크기의 원과 사각형을 나란히 놓으면 원이 작아 보인다. 아이콘을 맞출 때 원형은 한두 픽셀 키워야 같아 보인다. 삼각형이나 화살표도 마찬가지다.

숫자로 맞추는 정렬을 먼저 하고, 마지막에 눈으로 한 번 더 본다. 순서가 뒤바뀌면 근거 없는 조정만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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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운

서체와 자간을 오래 봅니다. 읽는 속도를 재는 일을 좋아합니다.